[NKDB 이슈브리프] 지체되지 않는 정의여야 하는 피해구제, 경로와 한계 (이승엽 북한인권정보센터 조사분석원, 인권본부 팀장)
북한인권 논의는 오랫동안 북한인권 실태를 파악하고, 책임 소재를 규명하며, 어떤 경로로 처벌할 수 있 는가에 대해 집중해 왔다. 대표적으로 유엔총회에서는 2003년 4월 16일 처음으로 북한의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인권침해를 지적하는 ‘북한인권결의안’을 채택한 이후 국제사회의 공조를 촉구해왔고, 이 결정은 2025년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그러나 20년 넘게 반복된 결의와 규탄은 피해자의 삶을 바꾸는 구제로 충분히 이어지지 못했다. 탈북 과정에서의 강제송환, 구금, 고문, 성폭력, 강제노동, 가족 연좌제 피해 등과 같은 중대한 인권침해는 현재도 지속되고 있으며, 피해자들의 위치는 여전히 고통의 현장에 머물러 있다. 국제사회가 문제를 ‘언급해온 시간’과 피해자가 이를 ‘견뎌온 시간’ 사이의 간극이 커질수록, 정의가 지연되는 것만이 아니라 피해까지 연장시키는 방식으로 작동했다.
국제인권법 관점에서는 인권침해가 확인되면 국가와 국제사회가 부담하는 의무는 ①침해 중단, ②침해 사실 규명, ③책임자 처벌, ④피해자에 대한 실효성 있는 구제와 배상이 이뤄지도록 하는 데 있다. 여기서 ‘실효성 있는 구제(effective remedy)’는 선의에 따른 선택이 아니라 법적 의무다. 하지만 북한의 폐쇄성과 국가 규모의 폭력 구조, 국내외 정치적 교착 속에서 피해자들은 진실도, 책임도, 회복도 없는 시간을 견뎌오고 있다. 이러한 지연으로 인해 다음과 같은 문제가 대표적으로 피해자에게 발생한다.
▪고문·성폭력·구금 피해자는 적정 치료 시기를 놓치면 장기간 또는 평생 기능 손상과 만성 질환, 복합 PTSD로 이어진다.
▪납북·실종·정치범수용소 피해자의 가족들은 최소한의 생사 확인조차 못한 채 수십 년간 기다리고 있으며, 일부 가족은 이미 사망하여 ‘시기 지난 문제’로 터부시되는 경우도 발생된다.
▪2024년 NKDB가 법적 구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대면한 반인도범죄 피해자 30명의 평균 연령이 60.7세였다는 사실은, 피해구제가 지연될수록 소멸되는 구조임을 보여준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피해구제를 실현하는 일은 단순한 도덕적 호소가 아니라, 국제법적 의무를 피해자회복이라는 현재형 과제로 전환하는 작업이다. 이 글은 그 전환의 관점에서 북한인권 피해구제의 두 갈래인 법적구제와 비법적 구제를 살펴보되, 각 경로가 가진 구조적·현실적 한계까지 드러내면서 그 한계가 왜 지금의 피해구제로 연결돼야 하는지를 설명하고자 한다.


[NKDB 이슈브리프] 지체되지 않는 정의여야 하는 피해구제, 경로와 한계 (이승엽 북한인권정보센터 조사분석원, 인권본부 팀장)
북한인권 논의는 오랫동안 북한인권 실태를 파악하고, 책임 소재를 규명하며, 어떤 경로로 처벌할 수 있 는가에 대해 집중해 왔다. 대표적으로 유엔총회에서는 2003년 4월 16일 처음으로 북한의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인권침해를 지적하는 ‘북한인권결의안’을 채택한 이후 국제사회의 공조를 촉구해왔고, 이 결정은 2025년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그러나 20년 넘게 반복된 결의와 규탄은 피해자의 삶을 바꾸는 구제로 충분히 이어지지 못했다. 탈북 과정에서의 강제송환, 구금, 고문, 성폭력, 강제노동, 가족 연좌제 피해 등과 같은 중대한 인권침해는 현재도 지속되고 있으며, 피해자들의 위치는 여전히 고통의 현장에 머물러 있다. 국제사회가 문제를 ‘언급해온 시간’과 피해자가 이를 ‘견뎌온 시간’ 사이의 간극이 커질수록, 정의가 지연되는 것만이 아니라 피해까지 연장시키는 방식으로 작동했다.
국제인권법 관점에서는 인권침해가 확인되면 국가와 국제사회가 부담하는 의무는 ①침해 중단, ②침해 사실 규명, ③책임자 처벌, ④피해자에 대한 실효성 있는 구제와 배상이 이뤄지도록 하는 데 있다. 여기서 ‘실효성 있는 구제(effective remedy)’는 선의에 따른 선택이 아니라 법적 의무다. 하지만 북한의 폐쇄성과 국가 규모의 폭력 구조, 국내외 정치적 교착 속에서 피해자들은 진실도, 책임도, 회복도 없는 시간을 견뎌오고 있다. 이러한 지연으로 인해 다음과 같은 문제가 대표적으로 피해자에게 발생한다.
▪고문·성폭력·구금 피해자는 적정 치료 시기를 놓치면 장기간 또는 평생 기능 손상과 만성 질환, 복합 PTSD로 이어진다.
▪납북·실종·정치범수용소 피해자의 가족들은 최소한의 생사 확인조차 못한 채 수십 년간 기다리고 있으며, 일부 가족은 이미 사망하여 ‘시기 지난 문제’로 터부시되는 경우도 발생된다.
▪2024년 NKDB가 법적 구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대면한 반인도범죄 피해자 30명의 평균 연령이 60.7세였다는 사실은, 피해구제가 지연될수록 소멸되는 구조임을 보여준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피해구제를 실현하는 일은 단순한 도덕적 호소가 아니라, 국제법적 의무를 피해자회복이라는 현재형 과제로 전환하는 작업이다. 이 글은 그 전환의 관점에서 북한인권 피해구제의 두 갈래인 법적구제와 비법적 구제를 살펴보되, 각 경로가 가진 구조적·현실적 한계까지 드러내면서 그 한계가 왜 지금의 피해구제로 연결돼야 하는지를 설명하고자 한다.